정경대학 학부모님께,

 

  안녕하십니까? 고려대 정경대학장이 학부모 여러분께 인사 올립니다.


  벌써 5월입니다. 봄꽃은 진작에 피고 지고 이제는 신록이 아름다운 시기입니다. 올해는 온 세계가, 온 사회가 코로나 19 사태로 말미암아 파행을 겪고 있습니다. 대학도 마찬가지입니다. 3월 초 개강을 2주 연기한 데 이어, 온라인으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내용 자체야 대면 수업이든 온라인 수업이든 큰 차이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대학 강의가 유튜브 동영상과 같을 수는 없습니다. 약간은 어수선한 가운데 기대가 담긴 강의실, 교수의 질문에 주저하며 답하는 학생, 교수의 썰렁한 조크에 호응해주는 학생. 교수와 학생의 교감은 강의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게다가 대학 생활이 강의로만 이뤄지는 것은 아닙니다. 새로운 친구와 선후배를 사귀는 것, 이들과 함께 어울려 토론하고 동아리 활동을 하는 것은 강의만큼 중요한 대학 생활의 일부입니다. 이런 대학 생활을 학생들이 누리지 못하게 되어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로서, 대학 행정을 맡은 학장으로서 안타깝고 미안합니다.

 

  다행히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고 있습니다. 이 상태라면 511일부터는 캠퍼스에 학생들이 오고 대면 강의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물론 여전히 조심스럽습니다. 그래서 학교도 학생들을 맞기 위해 발열 체크, 강의실 좌석 간 간격유지, 마스크 구비 등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대면 강의가 불편한 학생을 위하여 온라인 강의도 병행하려 합니다. 여러분의 자녀, 우리의 아이들이 안전한 대학 생활을 누리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이번 55일은 고려대학교가 개교 115주년을 맞는 날입니다. 매년 개교기념일을 즈음하여 고려대학교는 축제를 엽니다. 어느 대학이든 대학축제는 학생들이 대학의 낭만을 맘껏 즐기는 장입니다. 하지만 고려대의 축제는 좀 더 특별합니다. ‘입실렌티, 지야의 함성으로 불리는 고려대 축제의 하이라이트, 응원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5월의 입실렌티에서 응원을 배우고 이를 마음껏 발산하는 9월의 고연전은 고려대생만이 누리는 대학 생활의 특전입니다. 이번 입실렌티는 5월에 열리기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뒤로 미뤄지더라도 입실렌티는 반드시 열리고, 학생들은 모두가 하나 되는 경험을 통해 고려대생만의 자부심을 가질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많은 가정이 그렇듯이, 학부모님의 가정도 이번 사태로 많이 힘들 것입니다. 모두 힘내시라는 의미로 유튜브 영상 하나 소개합니다. 작년 고려대 축제 입실렌티 응원제 영상입니다. 주소는 https://www.youtube.com/watch?v=tv5ZxLspXWQ 입니다. 이 영상은 민족의 아리아로 시작합니다. ‘민족의 아리아는 모든 대학 응원가 중 원탑으로 꼽는 노래입니다. 이 가사대로 나의 영달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를 고민하는 것이 우리 고려대학생의 모습입니다.


 

민족의 아리아

 

타오르는 자유

나아가는 정의

솟구치는 진리

민족의 힘으로

 

, 지축을 박차고

, 포효하라 그대

조국의 영원한 고동이 되리라


 

  5월은 가정의 달입니다. 여느 때라면,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을 기념하는 가족 모임, 푸르른 봄날을 만끽하는 나들이로 활기찼을 것입니다. 이번 5월은 예년과는 다릅니다. 하지만 이런 때이기에 더욱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됩니다. 차분한 가운데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한 달이 되었으면 합니다. 다시 한번, 고려대 교직원은 우리 아이들이 보람찬 대학 생활을 누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전하며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2020. 5. 1.


정경대학장 김태일 드림